파송 선교사 요청이 있었습니다.

다음 주일에 김사랑 자매를 목민교회 파송 선교사로 허락할 것인지 논의하는 제직회가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올라온 안건인데 저를 포함한 교우들 대부분이 김사랑 자매를 모르고, 저희 교회도 선교사 파송에 관해 논의하는 것이 처음이라 안건이 상정된 과정을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김사랑 자매는 올 여름 저희 교회 단기선교팀이 방문한 에콰도르 선교사님의 큰 따님입니다. 선교팀이 방문 했을 때 첫 만남이 이루어졌고 함께 사역 했다고 합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우리 선교팀과 현지 선교사님 사역팀의 관계가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선교사님 내외분은 우리 선교팀이 매년 방문하기를 희망하셨고, 통역을 담당한 자매님은 다른 지역에 살지만 우리 선교팀이 방문 할 때는 언제나 통역을 맡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선교팀이 방문 했는데 우리 선교팀 같은 팀이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 자리에 없었지만 아마도 오랜 시간 가정교회를 통해 생활화된 헌신과 자연스러운 섬김이 관계와 사역 속에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마침 최근 분가하고 목장 후원 선교지를 찾고 있던 안명진 목자님이 선교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선교사님 내외 분과 목장식구들이 줌으로 만나 인사하고 그곳을 후원선교지로 결정했고, 선교팀에서도 매년 에콰도르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선교팀이 귀국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하나 선교팀장으로부터 김사랑 자매와 통역을 도와준 자매가 가을에 토론토를 방문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외로운 현지 생활에 우리 선교팀과 급격히 가까워져 계속 교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김사랑 자매가 최근 선교사로 헌신해서 부모님과 함께 사역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파송 교회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사랑 자매는 부모님이 소속되어 있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에 파송 선교사 지원을 했고, 자격 조건 중에 하나가 파송 교회의 후원입니다. 김사랑 자매는 단체의 추천과 지인의 소개로 한국과 미국 여러 교회에 파송 선교사 요청을 했는데 싱글이고, 평신도라는 이유로 거절 되었다고 합니다.

김사랑 자매는 지금 암 투병 중입니다. 엄마인 이선수 선교사님은 지금 50대 중반인데27살에 희귀성 대장암이 발병되었습니다. 그 이후 암이 몸 전체로 전이 되었고, 종양을 제거해도 다시 발생하는 희귀암 투병 중입니다. 그런데 김사랑 자매가 엄마가 겪는 질병을 유전적으로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일반교회에서 선교사로 파송 받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김사랑 자매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파송 선교사로 11월부터 에콰도르에서 사역하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선교사 훈련도 받고 종양 제거 수술도 받기 위해 지금 한국 방문 중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 토론토에 방문하고 에콰도르로 출국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파송 교회를 찾지 못해 선교팀에 문의했던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요청에 선교팀과 운영위원회에서 먼저 논의를 했습니다. 대부분 우리 교회가 ‘평신도 사역자를 키우는 교회’이고, 최근 싱글들이 교회를 떠나고 신학교가 미달인 상황에서 젊은 사역자가 헌신한 것이 귀하고, 희생이 들어간 사역이 진정한 섬김인데 암 투병 중에도 헌신한 것이 오히려 장점이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는 분이지만 매년 에콰도르 단기선교를 통해 만날 수 있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은 교회의 특권이기 때문에 제직회에 안건을 상정해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잘 모르는 분이고, 교회적으로 처음 결정하는 사안이라 좀 자세하게 설명드렸습니다. 김사랑 자매가 다음 주에 방문하면 간증과 교제를 통해 좀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교회적으로 중요한 결정인데 남은 기간 여러분들도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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