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에 대하여

2026-08-16

최근 몇 년 사이에 저희 교회에 장례식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연로하신 가족이나 에녹목장 어르신들인데 장례예배를 준비하고 집례하면서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휴스턴서울교회 이수관 목사님께서 가정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올리신 칼럼이 은혜가 되어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요즈음은 교회들이 고령화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목자 사역은 나이가 젊어서도 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고, 자신의 에너지와 여건에 따라서 섬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평균 연령이 젊을 때 가정교회는 훨씬 더 활기차고 전도도 잘 되고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싶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담임목사의 연령이 어떻든지 간에 상관없이 청소년, 그리고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을 향한 관심과 사역을 늘려가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은 사회자체가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가 고령화되어 간다. 큰일이다’ 하고 말하지만 사실 교회만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고령화 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젊은 사람들을 전도하려고 애를 쓰는 동시에 나이가 들어가는 성도들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 나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중에서도 늙어가고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좀 짚어 보려고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서 현대 사회는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을 부끄럽고, 절망스럽고, 그래서 피해야 하는 어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학자들은 의학의 발달을 듭니다. 근대에 들어오면서 의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다 보니 ‘우리가 의료 과학적 역량을 충분히 키운다면 어떤 병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병들고 죽는 것은 극복하지 못한 실패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사망 보고서를 보면 뭔가 병으로 죽었다고 하지 늙어서 죽었다는 말이 없답니다.

두번째는 현대 사회가 죽음에 대한 인식과 체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우리가 어릴 때는 집에서 할아버지가 늙고 병들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며 자랐습니다.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하곤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노인들을 돌아가시기 한참 전부터 요양기관에 맡기고 우리와 분리시켜 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노인들은 오랜 시간 고독하고 비참하게 살다가 가고,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나에게 다가올 노년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은 최악의 것, 피해야 할 어떤 것이라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왜곡은 교회에서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예전에 우리 교회에서 목자로 열심히 섬기던 분이 한국에 잠깐 다니러 갔다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응급실에 가셨고, 폐렴 증세를 겪다가 미국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남편을 너무나 의지하고 살던 목녀님은 남편이 돌아 가시자 그 충격을 이기지 못했고, 1년을 힘들어 하다 급속히 건강을 잃고 다음해 돌아가셨습니다. 그것을 보고 당시 많은 분들이 너무 안 됐다, 불쌍하다, 열심히 섬겼는데.. 그래 봐야 별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또 얼마전에 한국에서 연로한 부모님을 뵙고 온 목자 한 분이 그 소회를 목회일기에 남겼는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아버님이 이제는 90이 넘으셔서 어린아이 같다. 한 때는 너무나 교회를 사랑하는 분이셨는데, 이제는 주일날 교회에 가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신다. 참 인생이 허무하다” 이런 것을 볼 때 우리 크리스천들도 나도 모르게 늙고 병드는 것이 안타깝고, 불쌍하고, 마음 아픈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잘못하면 거기에 더 해서 믿음을 지키고 살았던 것, 열심히 봉사하고 섬겼던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몹시 비 성경적인 생각들입니다.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고 축복의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우리를 보는 눈은 젊을 때도, 늙은 후에도, 심지어는 죽은 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셨지요(마22:32). 그렇기에 젊을 때 열심히 섬겼던 분이 늙고 병들고 그래서 힘없이 죽어 감은 불쌍한 것이 아니고 더 없이 영광스러운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도들이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을 영광스러운 것으로 받아 드리도록 생각을 고쳐 주어야 합니다. 젊은 사람이건 나이든 사람이건 오늘 하루 더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돕고, 특별히 죽음은 끝이 아니고 하나님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자주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성도들이 신앙의 선배들이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을 영광스럽게 보고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존경을 표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가 먼저 그것을 받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젊었을 때 열심히 섬긴 것을 자랑스럽고 감사해 하고, 늙어가는 것을 감사함으로 받아드리고, 확고한 천국의 소망에 머물고, 우리에게는 언젠가 치매가 와서 하나님을 잊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신다는 것을 확신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교회가 노인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노인들이 교회안에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마지막까지 즐겁게 교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젊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성도들에게는 늙고 아픈 사람들을 찾아보고 돌보기를 격려하고, 장례식에는 꼭 참여하도록 해서 천국 입성 잔치처럼 축하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동체가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을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영광스럽게 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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