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교회 이름은 이렇게 지어졌습니다.

교회 이름이 왜 “목민교회”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몇주 전에도 영어회중 싱글들과 식사를 했는데 교회 이름이 무슨 뜻인지 누가 지었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교회 이름은 제가 조선 후기 실학자였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서 힌트를 얻어 지었습니다.

저는 선택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저희 두 딸 이름도 아내가 지었습니다. 출산 날은 다가 오는데 제가 아이들 이름을 짖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자 아내가 얼른 지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목민교회 이름은 제가 지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기로 결정하고 기도원에 방문 했는데 기도원 식탁 위에 있던 종이에 이런 말씀이 적혀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그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인하여 불쌍히 여기사 이에 여러 가지로 가르치시더라 (마가복음 6장 34절)”. 제가 개척 못하겠다고 했을 때 주님께서 “내가 할테니 너는 따라만 오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목회가 아니고 주님 목회이니 이 말씀에 나오는 주님 마음을 품고 주님만 따라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식탁에서 일어서는데 곁에 있던 책꽃이에서 “목민심서”라는 책을 보았고, 주님 마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잘 목양하고 싶은 마음으로 교회 이름을 “목민교회”로 지었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 서문에 목민의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심서’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배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목민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목민의 마음으로 목회하자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백성을 사랑하고 섬기는 목민의 마음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럴 때마다 마가복음 6장 34절 말씀과 목민심서의 한 구절을 되새겨봅니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이름에는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와 정신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바꾸는 것은 정체성을 바꾸는 것입니다. “목민”의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목민교회는 이런 예수님의 마음으로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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