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지역에서의 목자 컨퍼런스

목자 컨퍼런스에 잘 다녀왔습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시작은 혼돈이었습니다. 컨퍼런스 시작 몇 일 전에 1등급 허리케인이 휴스턴을 강타했습니다. 250여만 가정에 전기가 끊겼습니다. 주민들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에어컨, 물,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도시 기능이 마비 되어 일년 전부터 준비한 컨퍼런스는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컨퍼런스 장소인 호텔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불가피하게 전기가 들어온 휴스턴서울교회 예배당을 사용했습니다.

휴스턴서울교회는 급하게 130여명이 사용할 침낭과 음식재료를 구입했습니다. 하루 일찍 도착한 분들이 예배당에서 주무셨는데, 컨퍼런스 당일에는 전기가 들어오는 가정에서 민박과 라이드를 자원해주셔서 모든 분들이 가정에서 주무실 수 있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니 교우들은 더욱 하나 되었습니다. 피해가 없는 가정에서 집이 파손 되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가정을 초청했습니다. 예전에도 허리케인 피해가 있었을 때 짧게는 몇일 길게는 몇달 동안 함께 생활하며 재난을 극복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강한 바람에 나무가 부러져 집이 반토막 나고, 가게에 도둑이 들어 아무 정신이 없을 가정에서 도우미 목회자들 점심식사를 대접해주셨습니다. 두 부부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활짝 웃으려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복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화가 화로 끝날 수 있고, 화가 복으로 바뀔 수 있는데 오랜 세월 가정교회를 통해 섬김의 삶을 살아온 생활화된 헌신의 결과인 것 같습니다.

고난은 축복의 전주곡이라고 합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결과는 오히려 더 좋았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도 그러했습니다. 재난으로 인해 계획들은 무너지고 불편함은 더했지만 참석자들과 섬기는 분들의 말과 표정에서 하나님의 은혜는 오히려 풍성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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