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시작하는 것만큼 매듭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에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매듭 짖는 것이 서툴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일과 관계들이 정리되지 못한 채 남아 짐이 되곤 합니다.
매듭을 짓는다는 것은 끝낸다는 의미 보다는 다음을 준비하는 행위입니다. 잘 지어진 매듭은 보기에도 좋지만 다음 단계로 나가는 든든한 출발점이 됩니다. 등산가들은 암벽을 오늘 때 반드시 줄에 매듭을 짓습니다. 매듭을 짓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초에 불과하지만 그 매듭 하나가 추락을 예방하고 생명을 지켜줍니다. 등산가에게 매듭은 속도를 늦추는 방해물이 아니라, 더 안전하고 멀리 가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지혜롭게도 삶에 필요한 수많은 매듭을 만들어 놓았나 봅니다. 하루는 아침과 점심과 저녁으로, 일주일은 오늘과 내일 그리고 주중과 주말로, 일년은 365일씩 매듭을 지었습니다.
연말은 매듭의 시간입니다. 지난 일년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감사하고, 다음을 위해 방향을 세우는 시간입니다. 잘 정리한다는 것은 사건 보다는 마음을 돌아보고, 감사한다는 것은 결과 보다는 받은 은혜를 세어보고, 방향을 세우는 것은 짐이 되는 것은 내려놓는 결단을 말합니다.
이렇게 매듭을 잘 지어 놓으면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감사할 것은 감사로, 아쉬운 것은 맡김으로 매듭을 지을 때 마음의 무게가 덜어집니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 사건은 보이지 않는 짐이 되어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매듭을 짓는다는 것은 과거를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과거를 맡기는 사람은 미래도 하나님께 맡길 수 있습니다. 결국 매듭을 잘 지으면 믿음이 자랍니다. 그러나 매듭을 짓지 않으면 새해는 시작되지만, 생각과 삶은 여전히 어제에 머물게 되고, 미래에도 같은 일을 반복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