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필요합니다.

2025-12-28

대학생 때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필독서로 추천 받았습니다. 책만 구입하고 다 읽지를 못했습니다. “기술” 이라는 단어에 걸려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랑을 기술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계산적이고 인위적인 것이 포함되어 순수한 사랑을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불편함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술이 가짜 감정이 아닌 진심을 지켜주는 도구인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사랑의 기술’이라고 할 때 그 기술은 계산이나 마음에 없는 행동이 아닌 마음을 잘 전달하기 위해 배우는 방법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안을 때 조심해서 안는다든가, 아픈 사람 앞에서 목소리를 낮추어 이야기 하는 것이라든가, 화가 났을 때 하고 싶은 말을 골라 하는 것 등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소소한 기술이었습니다.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아픔을 겪은 후에야 이런 단순한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기술은 사랑의 대체물이 아니라 사랑이 오래 가도록 돕는 보호장치입니다.

내년 세겹줄기도회 때 크리스 코시의 “관계의 기술”이라는 책을 상고하려고 합니다. 관계는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적 관계 회복과 성장을 위한 도서입니다.

우리 모두는 관계의 기쁨도 경험하지만 관계의 어려움도 맛보고 살아갑니다. 특별히 가정교회는 매주 친밀한 관계를 실천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관계에 대한 의문과 목마름과 성숙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책도 두껍고 내용도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같습니다. 특별히 첫 두 과를 읽으실 때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3과부터는 관계의 핵심적인 기술 19가지를 소개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소개되어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읽어시기 바랍니다.

세겹줄기도회 때마다 책은 사는데 읽지 못한다는 분이 계십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떤 분이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책장에 있는 책은 독서 여부와 상관없이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표징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새벽에 듣는 책과 관련된 설교 말씀 중에 한 두가지라도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책을 구입한 의미는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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