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우울증, 목장이라는 병원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가 우울증에 관해 많은 글을 남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매우 엄격한 종교적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이 때문에 루터는 평생 낮은 자존감과 우울증에 맞서 끊임없이 투쟁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절망에 주저앉지 않고, 복음 안에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영적이고도 실제적인 조언들을 우리에게 남겨주었습니다.
1. 홀로 있지 말라
우울증에 빠지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꺼려지고 혼자만의 동굴로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회피는 오히려 더 깊은 소외감과 외로움의 늪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2.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라
우울증이 찾아오면 세상을 바라보는 왜곡된 렌즈를 끼게 됩니다. 작은 언덕이 거대한 산처럼 보이고, 사소한 문제도 절망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때 진실한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 실제의 높이를 올바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울증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려는 것은 마치 늪에 빠진 사람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처사와 같습니다. 당신에게 기쁨을 주는 환경을 찾고, 믿을 수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미십시오.
3. 노래하고, 음악을 즐기라
성경 속 사울 왕이 우울증으로 괴로워할 때 이 방법으로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다윗이 연주했던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과 하모니는, 우울감과 악한 영에 짓눌려 있던 사울의 마음을 상쾌하게 고쳐주었습니다(삼상 16:14~23).
4. 찬양하고 감사하라
구세군의 위대한 지도자 새뮤얼 브렝글 (Samuel Logan Brengle)은 영적 침체로 인해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지지 않고 기도가 막힐 때마다 특별한 방법을 썼습니다. 그는 자연 속의 작은 피조물들, 즉 나뭇가지의 잎사귀와 새의 날개를 바라보며 그것을 지으신 창조주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렇듯 ‘감사’는 영적인 건조함과 어둠을 걷어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5.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의존하라
우리가 우울증으로 신음할 때, 하나님께서는 성경의 어떤 말씀으로든 우리에게 역사하십니다.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신앙인은 특히 시편에서 가장 큰 위로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시편 기자들이야말로 우울증이 가져오는 처절한 감정들을 누구보다 깊이 겪고 이해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6. 성령의 임재 안에서 확신을 가지고 휴식하라
시편 기자는 우울증에서 해방되는 비결을 반복해서 선언하며 스스로를 이렇게 격려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시 42:5) 성령님의 임재 안에서 우리는 새 소망과 도우심을 경험합니다.
루터의 조언이 살아 숨 쉬는 곳, ‘목장’
마르틴 루터가 남긴 이 지혜로운 조언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장소가 떠오릅니다. 바로 우리가 매주 참여하는 ‘목장 모임’입니다. 혼자 동굴에 갇히지 않고(1번), 서로에게 아픔을 고백하며 도움을 구하고(2번), 함께 찬양하고 감사를 나누며(3, 4 번), 말씀으로 격려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곳(5, 6번)이 바로 목장이기 때문입니다.
최영기 목사님은 “이상적인 교회는 천국이 아니라 병원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교회에서 완벽한 천국을 기대했다가 실망하곤 하지만, 진짜 건강한 교회는 상처 없고 깨끗한 성인( 聖人)들이 모인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깨어지고 아픈 사람들이 모여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변화를 받아 가는 ‘치료의 장소’가 진짜 이상적인 교회입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히 10:24~25)
이 말씀처럼, 목장은 세상에서 지치고 상한 서로를 돌보고, 사랑과 선행으로 격려하며, 치유하시는 그리스도의 손길을 경험하는 ‘몸 된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의 모든 목장마다 이러한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날마다 풍성하게 일어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